밀리의 서재를 뒤적이다가 제목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급류'라는 단어. 낯설고 차가운 느낌이 들었다.문득, 마음이 복잡했던 날의 기분과 딱 어울리는 제목 같아서 아무 생각 없이 펼쳤다.그렇게 나는 이 소설에 휩쓸렸다. 급류는 무섭다. 빠르다. 그리고 빠져든 자는, 다시 돌아올 수 없다.누군가의 삶이 물살에 휘말리는 장면을 상상해본다. 허우적거리며 물을 삼키는 사이, 중심을 잃고 아래로 끌려가는 사람. 정대건의 소설 '급류'는 그런 이야기다. 어떤 사랑은, 어떤 상처는, 한 사람의 인생 전체를 휘감고 흘러간다.나는 이 소설을 읽고 나서, 한참 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다. 잔잔한 물 위에 던져진 돌멩이 하나가 수면 아래 깊은 진실을 건드린 것처럼, 내 마음도 오래도록 잔상이 남았다.한여름, 두 구의 시신으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