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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추측

요즘 뉴스같은 매체에서 인터뷰하는 젊은이들의 내용을 보면 

' 맛있는 것 같아요.' , '재밌는 것 같아요.' 처럼 확신을 표현하지 못한다. 

100%의 표현을 하지않고 80%, 90%만 표현해서 나머지로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놓는다.

반대인쪽의 보복을 두려워하는 것일까 아니면 선택하지 않고 강요받아온 삶의 표현일까.


 살아본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세상은 보통 「한다」, 「안한다」 의 2택이다. 한번 해볼까 라는 것은 없다.

세상에 전진하지 못하는 말은 없다. 

서두르지 않고, 하지만 쉬지않고 노력한다면 결국 승급한다.

퀸이든 나이트든 비숍이든 룩이든 자기가 원하는 그 형태로 말이다.


 하늘은 진심인 사람에게 사명을 부여한다. 그 숭고한 사명을 수행해가는 것의 축약이 인생이다.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나는 강하고,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당신은 강하다.

 “힘은 육신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다. 힘은 불굴의 의지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라고 간디는 말했다. 

솔직히 나에게 불굴의 의지란 없다. 그저 비루한 개마냥 추접한 생존이 있을 뿐이다. 


 미연시를 하며 항상 느끼지만, 하렘엔딩처럼 타협하는 엔딩은 없다. 아사나기식 하렘이 아닌 이상 정실이 있고 측실이 생긴다. 관계의 애매함을 남기고 모두와 맺어지는 엔딩은 게임에서만 이룰 수 있다. 현실에서는 모두에게 미움받지 않고 사랑만을 쟁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일종의 제로썸 게임이다. 한쪽이 플러스된다면 다른 한쪽은 결국 마이너스가 된다. 


 한명의 히로인에게 시간을 씀으로써 그 히로인의 호감을 얻게되지만 한편으로는 다른 히로인과의 시간을 보내지 못함으로써 타 히로인의 호감을 잃게된다. 세이브 로드를 반복하여 결국 모든 CG를 수집하고 나면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결국 내가 7명의 히로인들 각자에게 사랑을 받는 7개의 엔딩을 보았지만, 각 엔딩에서 1명의 호감과 6명의 비호감을 얻게되었으므로 결국 7개의 호감과 42개의 비호감을 얻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된다. 

그렇다면 나는 좋은 엔딩을 봤음에도 찝찝함을 남긴다. 이 맥락에서 하렘엔딩은 결국 타협한 것이다. 현실의 제로썸을 가상의 무한플러스로 끌어낸 것이다.


 하렘엔딩을 몇번이고 보더라도 결국 현실에는 차가운 바닥에 발을 딛은 나밖에 없다.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병은 고독일지도 모른다. 추위에 떨었던 사람일수록 태양의 따스함을 크게 느낀다. 결국 나는 그 따스함을 일시적으로나마 다시 느끼기 위해 미연시를 시작했다. 그렇게 믿고 있다. 


 삶이란 애초에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신의 숭고한 사명같은 것은 상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때문에 나는 신이 부여하지 않은 인생의 의미를 내가 선물하려고 한다. 


도수 5도짜리 술을 마시며 별의별 생각이 든다. 불그스름한 하늘을 보며 오늘도 그런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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