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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군대 전역전에 썼던 글



 끝이 다가온다. 

마지막 휴가정도는 웃으며 다녀오려 했지만 마지막까지 그렇지 못했다.

말년휴가 4일전 후임에게 신고를 당했다. 

욕도 안섞은 한 문장으로 그를 비난한 탓이다.

"고맙다." 라고 비꼬며 이 세 음절을 뱉어낸 죄로 다른 후임은 신고를 당했다.


 선진병영인지 갓진병영인지로 상,병장들은 일이병들을 두려워하게 되었다.

정말 사소한 이유로라도 신고를 당하게 된다면 무조건 가해자를 처벌한다.

이곳엔 무고죄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쿠훌린의 게이 볼그처럼 찌르면 반드시 상대의 심장을 찌르게 된다.

때문에 더이상 소대에는 말이 없다.

그저 휴가날만 기다리며 숨죽이며 모두가 살 뿐이다.


지금 군대는 군조직내의 소속감을 낮추고 개인의 크기를 늘리는 정책을 하고있다고 생각한다.

낮아지는 현역지원율과 출산율이 맞물려 필연적으로 부사관, 장교들을 압도적으로 늘려야하기 때문에 이렇게 변혁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대로 계속 진행된다면 병사간의 계급은 의미가 없어지게 된다. 

마침내 떠나는 입장으로서 말하자면, 어찌되든 상관없다. 


 전역일이 20일남짓 남았다.

떠올리기도 괴로운 기억이 대부분이지만, 이곳을 떠나고 나서도 나는 이곳의 이야기를 친구들과 하게 될 것이다. 20대의 가장 강렬한 기억을 남기고 간 곳이기에 때론 웃으며 때론 화내며 때론 울면서 과거를 되새김질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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